6월의 어느 날, 계절이 슬그머니 여름의 초입으로 발을 디딜 때면 하늘은 낮게 가라앉으며 사색의 시간을 건네곤 한다. 마침 촉촉한 비가 내리는 오후, 내가 가장 사랑하는 짙은 커피 향을 이정표 삼아 카페의 창가 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유리창 너머로 펼쳐진 풍경은 마치 방금 그린 수채화처럼 맑고 투명하게 젖어 들고 있었다.비는 창밖의 나무 데크 위로, 그리고 주인을 잃고 고즈넉이 남겨진 야외 탁자와 의자 위로 조용히 내려앉았다. 정성스레 가꾼 전원의 꽃잎들이 빗방울을 받아낼 때마다 얕은 고개를 끄덕인다. 가만히 시선을 아래로 내리면, 데크 위에 부딪힌 빗방울이 아주 작고 앙증맞은 동그라미들을 쉴 새 없이 그려내고 있다. 지우면 다시 생겨나고, 번지면 또다시 피어나는 그 둥근 파형들. 그 소리는 요란하지 않..